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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일상의작은미디어연구소

주민 주도성과 자발성으로 만드는 마을잡지 ‘고사리’

최종 수정일: 2021년 10월 3일




남원시 산내면은 지리산 아랫마을이다.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는 기가 맑고 명당이라 소문난 실상사가 있고, 지리산 능선을 타고 천은사을 거쳐 내려오면 만나는 마을이기도 하다. 이곳에 꽃대를 올린 고사리가 사시사철 푸르다.

귀농·귀촌 인구가 밀집해 사는 산내마을 소식지 ‘고사리’는 세상살이, 마을살이의 기록이자, 주민들의 다양한 삶을 기록하는 소통의 창구이다. 고사리는 ‘고마운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뜻인데, 산내면 특산물 중 하나가 고사리이고, 고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줄여서 고사리로 지었다.

고사리의 탄생을 이야기할 때 전신인 지리산 산내마을신문을 빼놓을 수 없다.

산내마을신문은 2013년 창간호를 시작으로 2016년 휴간 직전까지 월 1회 8면으로 제작되었다. 마을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환경, 생태, 온천 개발 등 마을과 지역에서 주요 의제를 찾았다. 하지만 한정된 인력과 재정적 부담은 누적된 피로가 되었고, 2017년 재충전의 시기를 거쳐 복간을 했지만, 2019년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이후 마을신문 편집인 절반이 계간지 고사리에 합류해 그해 7월 첫선을 보였다. 계간지 고사리는 3개월에 한 번씩 잡지 형식으로 발행하고(2021.8 기준 9호) 있다.


통장 잔고에 고민 깊지만, 독자들 반응에 에너지 얻어


마을에 밀착해 잡지를 만들다 보니 다양성을 지향하게 되고, 주민들의 삶을 날것 그대로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주민 주도성과 자발성에 기초해 발행하는 만큼 재정, 기획, 취재, 배포 모두 주민들의 참여로 진행하고 있어 인력 부담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고사리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도 흥미롭다.

“글 잘 봤다.”, “잘 몰랐던 이웃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이것 좀 취재해 줘라.”등의 독자(주민) 반응과 발행이 늦어지면 “이번엔 늦었네.”라는 말을 들을 때면 누군가 고사리를 읽고 있구나! 고생한 시간들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 이런 맛에 원고비도 없이 자원봉사하는 편집위원들이 2년 넘게 꾸준히 ‘고사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재정적 압박감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관의 지원 없이 주민 후원금으로 발간을 하다 보니 늘 통장 잔고가 아슬아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시사철 푸른 고사리를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양한 방식의 소통 창고 모색, 어린이, 청소년 기자단이 희망


고사리는 우리 세대를 거쳐 다음 세대의 아이들이 마을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 초석을 다지고자 올해 7월 여름방학 기간 동안 ‘고사리 어린이 청소년 기자학교’를 열었다. 주 1회 3주 동안 진행한 기자학교에 20여 명의 아이들이 참여했고, 사진 촬영 등 기초적인 기자교육을 진행했다.

미래세대의 희망이자, 마을을 새롭게 기록해나갈 어린이, 청소년들을 통해 어른 세대가 무얼 해야 하는지 명확해지기도 한다. 우리가 지금 마을살이와 사람살이를 기록하듯이 아이들도 자기만의 언어로 삶을 기록하고, 마을을 기록하리라 생각한다.

고사리는 좀 더 다양한 방식의 소통 창고를 열어 주민과 어린이,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교육과 행사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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